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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뇌파, 기, 초능력

명상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

by 유심 2022. 3. 16.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는 듯하다. 통계적으로의 수치는 아니지만 체감적으로는 확실히 그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명상에 대한 좋은 점들을 이야기하고 있고, 또 많은 매체들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그렇다면 과연 명상의 효과에 대해서 뇌과학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과학적으로는 어떻게 설명을 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명상이란

명상을 한자로 풀어보자면 얼핏 생각하기로 明(밝을 명) 想(생각할 상) 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冥(어두울 명) 想(생각할 상)이다. 생각을 어둡게 하여 잠재우고 마침내 모든 생각을 비워 내는 것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서양에서는 명상을 집중력과 감정조절 능력을 높이는 훈련법이라 정의한다. 동양에서의 정의와는 사뭇 다른 접근이다.

최근 서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명상법 중 하나인 마음 챙김 명상(스트레스 관리와 자기 수양, 심리 치료를 위해 현대 서양에서 가장 유행하는 명상법)의 뿌리는 우리나라의 선불교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존 카밧진 박사가 대중화시켰고, 그는 우리나라 숭산스님의 제자이기도 하다. 

 

명상의 과학적 접근

뇌신경학자 앤드루 뉴버그 박사팀은 SPECT 기술을 사용하여 뇌의 신경해부학적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했다. 다시 말해 뇌를 촬영해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이다. 달라이 라마(티베트 불교의 지도자. 서구 학자들이 티베트 불교 명상 연구를 지원)와 그의 제자들과 프란체스코 수녀회의 수녀들을 대상으로 SPECT 기계 안에서 명상이나 기도를 하게 하고 명상이 절정에 이르거나 우주 또는 신과의 합일을 느끼는 순간 뇌의 어느 부위가 관여되었는지에 관한 연구이다.

앤드루 박사는 우리의 뇌를 주위 연합 영역(전전두엽 부분), 정위 연합 영역(두정엽 부분), 시각 연합 영역, 언어 개념 연합 영역 등 네 가지 연합 영역으로 나누었다. 이 중에서 정위 연합 영역은 자신을 나머지 세계와 구별하는 것을 도와주고 공간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영역이 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감각정보를 계속 공급받아야 하는데 감각 기관들을 통해 다양하게 수집된 정보들은 뇌의 해마회를 통해서 뇌의 다양한 부분들과 교환된다. 뇌의 중심부인 해마회는 뇌의 다양한 부분들 사이에 신경 입력 정보의 흐름을 조절하는 일종의 수문 역할을 하고 신경 활동의 수준을 완화하거나 뇌를 안정 상태로 유지해 준다. 뇌의 활동이 너무 과도한 수준에 도달한 것이 감지되면 해마회는 뇌의 활동이 진정될 때까지 신경 정보의 흐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로 뇌의 어떤 구조들에는 제 기능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신경 입력 정보의 정상적인 공급이 차단된다. 그러한 정보의 흐름이 차단될 경우 정위 영역은 이용할 수 있는 나머지 정보만을 가지고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신경학 용어로 표현한다면 '정위 영역의 수입로가 차단되었다'라고 한다. 즉 신경 입력 정보를 거의 공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수입로가 차단되면 자아의 경계가 유연해지고 덜 명확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렇게 자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이 종교의식이나 명상을 통해서 종종 경험하는 일체감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명상을 하면 정위 영역으로 들어오는 감각정보의 흐름이 차단되고 명상이 깊어지면 더 높은 수준의 수입로 차단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시상하부의 억제 기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정위 영역의 수입로 차단이 완전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이를 요약해보면 우리 뇌에서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여 자아감을 느끼게 하는 정위 연합 영역으로 들어가는 정보의 흐름이 차단될 경우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는 자아감이 사라지고 초월의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감정, 기억, 생각이 사라지고 무아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이 있다. 자아감이 사라져 무아의 상태가 되더라도 이 모든 것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앤드루 박사는 이것을 마음이라고 말한다. 자아라는 것은 뇌가 만들어 내는 현상이고 자아는 마음과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마음은 자아가 생기기 전에 존재하며 마음이 자아를 구성하는데 필수적인 기억과 감정과 그 외의 구성 요소들을 공급해 준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요소들이 어떤 이유로 공급되지 않으면 자아의 감각이 사라지고 마음에는 순수 인식만이 남게 된다는 것이다. 자아가 사라져도 일체감을 느끼고 자아가 사라짐을 아는 의식이 있고 그 의식이 바로 마음에 남아있는 순수 인식이라는 것이다. 

앤드루 박사는 일체의 상태가 신경학적으로 존재함이 증명된다고 해서 영적 실체가 증명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과학적으로의 접근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명상의 효과

2015년 Nature Reviews Neuroscience에 명상에 대한 모든 연구들을 종합하여 메타 분석한 논문이 게재되었다. 이 논문의 내용 중 명상의 효과적인 측면을 요약해보면 명상의 수행이 높으면 높을수록 정신과 집중력을 조절하는 것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신과 마음과 감정에 대한 통제력이 높아지고. 실수하는 정도가 줄어들고 창의성이 올라가는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명상 연구의 선구자인 하버드 의대 허버트 벤슨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고혈압이나 여타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명상을 하게 한 결과 꽤 긴 기간 동안 스스로의 증상을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이 연구를 통해 당시 정신과 신체가 분리되어 있다는 통념을 깨고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개념을 세우기도 했다.

그 후, 1990년대 붐을 일으킬 정도로 명상을 널리 보급시키고 대중화시킨 주역 중 한 명인 존 카밧진 박사는 마음 챙김 명상을 기반으로 하는 훈련 프로그램인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을 만들어서 큰 효과를 보였고 현재 까지도 개량 발전되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명상의 효과들로는 전두엽, 특히 전전두엽 부위의 신호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주의력과 집중력이 올라가고 더 나아가 그것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올라간다. 그리고 해마 부위의 신호가 증가함에 따라 기억력과 학습능력은 올라가고 실수는 줄어든다.

반면, 명상을 통해 편도체 부위와 선조체(보상 중추) 부위의 신호가 줄어들며 공포, 불안과 욕망을 느끼는 것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자신에 대한 인지 변화와 고통에 대한 인지 변화 등도 명상의 큰 효과로 보고 있다.

 

 

 

 

명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

명상을 통한 긍정적인 여러 효과들이 입증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적인 시각은 존재한다.

먼저, 일부 과학계의 시각으로는 명상을 통해서 무아의 상태를 경험하고 일체감이나 우주와의 합일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그저 뇌의 작용에 의한 실체 없는 일종의 최면과도 같은 느낌과 환상일 뿐이라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인 비판으로는 현실의 부조리와 불합리 등에 명상이라는 행위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하며 현실에 순응할 것이 아니라 직면한 현실의 문제들과 직접 마주 대하며 현실을 바꾸어가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에도 명상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 존재하며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이러한 비판들은

그간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에도 아직도 풀리지 않은 우리의 정신세계와 영적 세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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