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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뇌파, 기, 초능력

뇌 과학적으로 '게으름'을 파헤쳐보자

by 유심 2022. 6. 7.

우리는 순간순간 게을러지는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를 탓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게으름에 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뇌의 어떤 작용에 의해서 게으름이 생겨나는 것인지,

게으름을 뇌 과학적으로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게으름과 관련한 흥미로운 실험 이야기로 알아보자.

 

 

 

게으름은

뇌의 합리적 선택

뇌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게으름은 아주 합리적인 행동이다.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생존과 관련한 것에 힘을 쏟게 되어있다.

그 때문에 생존과 무관한 일에서는 에너지를 비축해 놓으려 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뇌가 본능적으로 선택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게으름인 것이다. 

 

순간의 편안함

우리의 본능은 지금 이 순간의 편안함과 지금 이 순간의 행복감을 선택한다.

그렇기에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불편함과 고생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 뇌의 변연계의 결정이다.

 

심리학자 피어스 스틸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늑장은 인간의 뇌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본능과 감정을 좌우하는 뇌의 변연계가 의지와 인내심을 발휘하는 전두엽 피질 보다 더 먼저 진화됐다고 한다. 

변연계가 관장하는 영역은 '지금 이 순간'의 구체적인 상황이다. 

 

 

 

 

반면 가장 최근에 진화된 전두엽 피질은 의사를 결정하는 데 융통성을 발휘하지만 동시에 아주 느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먼 미래 목표를 추구하는 전두엽 피질이 변연계의 욕망에 밀리게 되면 인간은 유혹에 넘어간다. 

 

피어스 스틸은 전두엽 피질에 종양이 생긴 여성 메리 제이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이 여성은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조용한 성격이었다.

그런데 종양이 생긴 후로는 습관적으로 화를 내기도 하고 문란한 생활에 빠져 과음에 마약중독에 까지 이르게 됐다고 한다.

 

이로써, 본능과 감정에 치우쳐진 변연계의 선택과 결정을 전두엽이 관여하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게으름에 관한 실험

한때 '개미와 베짱이'라는 우화 속의 베짱이를 재해석한 내용으로 사람들에게 회자된 적이 있었다.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베짱이는 소질과 창의성을 살려 훗날 가수로 성공하여 명성을 얻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실험의 사례가 있다.

 

지능이 높을수록 게으르다?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 대학의 연구진은 6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게으름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30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그룹과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30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그룹,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누고 지능을 기록한 후 손목에 측정기기를 착용하고 일주일 동안 몸의 움직임과 활동량을 기록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몸의 활동량은 훨씬 적은 반면 뇌의 활성화된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몸의 활동량이 현저히 적고, 쉽게 지루함을 느끼지 않아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반대로 지능이 낮은 사람은 쉽게 지루해하기 때문에 외부 활동으로 정신적인 자극을 받기 위해 육체적인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결론 낸다.

 

단순하게 활동량을 게으름과 연관 짓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일하기 싫어하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베짱이족'들이 반길만한 흥미로운 실험인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이와는 좀 다른 결과를 나타내는 실험도 존재한다.

 

 

 

 

게으름이 병일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 의대 연구진들은 게으름에 관련하여 또 다른 특별한 실험을 했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운동을 많이 한 쥐와 운동이나 움직임이 거의 없었던 게으른 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운동을 많이 한 쥐의 혈액을 운동이나 움직임이 거의 없었던 게으른 쥐에게 수혈을 했다.

 

운동을 많이 한 건강한 쥐의 혈액에서 혈장만 분리해 게으른 쥐에게 3일 간격으로 약 한 달 동안 수혈을 했다.

그러자, 수혈을 받은 게으른 쥐에게 큰 변화가 있었다.

게으른 쥐의 뇌에서는 뇌세포가 활발하게 생성, 분열하였고,

특히 기억의 중추라 불리는 해마에 위치한 신경세포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후 기억력 테스트에서도 수혈을 받은 게으른 쥐가 이전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수혈을 받은 게으른 쥐의 뇌가 운동을 열심히 한 쥐의 뇌처럼 바뀐 것이다.

그래서 연구진들이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운동을 열심히 한 쥐의 혈액에서 뇌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알아냈다.

 

바꾸어 말하면 오랜 시간 동안 계속 게으른 상태로 지내고 있다면 뇌의 감염으로 인해 지나치게 염증이 많아진 상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염증이나 노폐물이 많은 상태에선 아무리 열심히 집중하려 해도 의지력이 생길 수 없는 그런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결론

앞선 실험의 사례들을 볼 때

게으름은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맞서야 하는 것에 대비한 뇌의 효율적인 선택이고 본능이지만

원시시대가 아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는 경계해야 하는 대상인 것도 사실이다.

 

본능과 감정에 치우쳐 게으름에 빠지지 않도록

전두엽의 기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과

꾸준한 운동으로 몸이 게을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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